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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2023년 4월의 시

작성자 : 관리자 날짜 : 2023/04/03 13:38 조회 : 287

진달래- 다시 4.19날에

 

이영도 시인은 4.19혁명 당시 쓰러져간 186명의 숭고한 넋을 떠올리며 그들에 대한 추모와 회환의 정을 "진달래"로 표현하였습니다.

5.16 군사 쿠테타 이후 빛 바랜 4.19정신을 이어가고자 했던 신동엽시인(1930~1969)의 “껍데기는 가라”처럼

“진달래” 역시 4.19혁명의 정신을 이어 가고자 했던 문학인들의 저항정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진출처: 매일신문 https://news.imaeil.com/page/view/2016102404472096608?ismobile=true

이영도는 오빠 이호우와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오누이 시조시인입니다.

또한 이영도 시인과 유치환시인과의 전설적인 사랑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가 1954년경 통영여자중학교에 부임했는데

이 학교에 청마유치환 시인 , 작곡가 윤이상, 화가 전혁림, 시인 김춘수, 초정 김상옥 시인 등 유능한 예술가들이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이중 유치환(1908~1967)과의 사랑을 넘어선 인연은 1967년 유치환이 사망할 때까지 20여 년간 변함없이 지속되어

서로의 문학으로 승화되었습니다.

유치환이 이영도에게 보낸 연서가 5,000통에 이르렀고,

유치환이 죽은 뒤 그 일부가 “사랑하였으므로 행복하였네라”라는 서간집으로 발행되었습니다.

 

        <봄은 꽃길을 따라 옵니다>

 

만물이 소생하는 4월이 돌아왔습니다.

시인 엘리엇(Eliot)은 “4월은 잔인한 달”이라 하였습니다.

겨울을 지난 황무지(The wasted land)에서 언 땅을 녹여 생명을 잉태할 수 있게 고난과 역경을 겪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1947년 동백이 피었던 제주 4.3의 봄도

1960년 진달래로 물든 수유리 4.19의 봄도

2014년 노란꽃이 피었던 팽목항 4.16의 봄도

우리에겐 고난과 역경의 봄이었습니다.

 

봄은 꽂길을 따라 옵니다

코끝을 에이는 찬바람속에 얼굴을 내민 복수초,

일생토록 춥더라도 향기를 팔지 않았던 매화,

남도의 찬바람을 몰아내며 양지바른 개천가를 노랗게 점령한 유채꽃과 산수유,

병아리 떼를 몰고 봄나들이 나온 개나리,

빛나는 꿈의 계절의 그늘을 드리운 목련,

영변의 약산 그리고 수유리 언덕에 붉은 꽃사태를 주고 간 진달래,

아침 햇살에 산과 들이 눈뜰 때 사랑하는 사람에게 마음과 함께 드린 일곱송이 황금빛 수선화,

피었다 속절없이 단박에 꽃비를 뿌리며 화려함의 종말을 보여준 벚꽃,

 

정호승 시인은 꽃을 보려면 고요히 눈 녹기를 기다리고 또한 가슴이 따듯해지길 기다리고

그리고 꽃을 보려면 평생 버리지 않은 칼을 버리라 했습니다.

그러면

이성부 시인의 시처럼

봄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 마져 잃었을 때도 봄은 오고

그러면 우리 마음속의 꽃이 조금은 더디지만

꼭 찾아 올 것입니다.